그러나 이 여자가 왜 그렇게 되었을까? 남들과 다를 바 없는 보통의 소녀가 어쩌다가 세상 사람들이 모두 멸시하는 창녀가 되었을까? 나는 여기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자의 성을 상품화하여 그것을 팔아넘김으로서 돈을 벌고 여자의 성을 자신들의 잠깐의 애욕을 분출하기 위해 찾는 사람들, 그런 이상한 소비구조가 우리 사회에 번듯하게 있기 때문에 늙은 창녀처럼 그런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 아닐까? 도대체 그런 소비구조는 왜 존재하는 것일까? 자신이 하룻밤의 성적 대상으로 삼는 여자가 자신의 어머니, 자신의 누나 혹은 여동생, 자신의 딸이 될 수도 있는데 그들은 왜 그러는가? 이렇게 끊임없는 질문을 하며 나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왔다.
늙은 창녀는 손님에게 자신의 왜 힛빠리 골목까지 오게 되었는지 이야기를 하고 나중에 그 파렴치한 인신매매범과 살림을 차린 이야기를 한다. 이 대목에서 내가 느낀 것은 늙은 창녀가 그 인신매매범에게 느낀 감정은 왜 그렇게 사나 하는 그 사람에 대한 연민과 자신을 십 년 동안 생각해왔다는 그 말에 인간적인 감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랑에는 여러 가지 사랑이 있으므로 늙은 창녀가 그 당시 그 사람에게 느낀 사랑은 흔히 젊은 남녀가 하는 그런 열정적인 사랑이 아니라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보듬어주고 싶은 그런 인류애적인 사랑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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