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소설적 특징은 <금오신화>에 실려 있었던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재자가인(才子佳人)이고 한문 문어체로서 사물을 극히 미화시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작품 안에 보이는 운문은 상황에 따른 정감을 집약시켜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하는 구실을 하고 있지만, 당대의 여건으로 본다면 모든 문장이 운문에서 완전히 탈피하기 어려웠다. 불교의 연(緣) 사상이 바탕이 된다.
이 작품은 '양계(陽界)와 음계(陰界)의 인물의 만남, 이별, 양계의 인물이 속세를 버림'이라는 줄거리로 되어 있다. 주인공 양생은 비록 현실이 아닌 음계의 인물과 만나 사랑을 나누었지만 그것을 한갓 장난이나 일시적인 것으로 알지 않고 진실한 것으로 생각했다. 음계의 여인이 사흘 동안의 재가 끝난 후 공중에 나타나, 자신이 양생의 은덕으로 타국의 남자로 태어났음을 말하고, 양생에게 정업을 닦아 속세의 누를 벗어날 것을 부탁하지만, 양생이 장가도 들지 않고 속세를 떠났다는 사실이 이를 말해 준다. 이 작품은 설화적 소재에 자신의 창의성을 가하고 상당 수준의 소설적 형식을 갖춤으로써 소설로 발전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도 의의를 지니고 있다.
〈만복사저포기〉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인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주적인 성격을 보여 준다. 그리고 산 남자와 죽은 여자의 사랑을 통해 강렬한 삶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죽은 여자는 민간 속신에 나타나는 문자 그대로의 귀신이 아니다. 그것은 역설적인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다. 귀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작자의 논설에 나타난 사상과 일치한다.
〈만복사저포기〉의 생인(生人)과 사자(死者)의 사랑은 살아 있는 남녀간의 사랑보다 더욱 강렬한 의지를 표현한다. 그리고 그 의지를 좌절시키려 드는 세계의 횡포를 고발하는 데 더욱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작품의 결말은 비극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도교적인 초월로 보기도 한다. 현실적·일원론적 세계관에 입각해 현실을 깊이 있게 주시하면서 현실이 지닌 문제점을 드러내 준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현실주의적·사실주의적 경향을 띤다.
〈만복사저포기〉는 이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학적 가치와 소설사적 의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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