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오래 살아온 느티나무 앞에서는/ 무조건 무릎 꿇고 한 수 배우고 싶다(…)자기 자신의 욕망을 아무 일 아닌 것같이 멀리 보내는/ 밤나무 아래에서는 아무 일 아닌 것같이 나도 관계를 맺고 싶다// 나 외로운 날은 외변산 호랑가시나무 숲에 들어/ 호랑가시나무한테 내 등 좀 긁어달라고, 엎드려 상처받고 싶다 <나무생각>
생태주의적 사고의 핵심은 인간과 자연을 둘이 아닌 하나로 인식하는 데에 있다. 그러할 때 자연과 자연물은 한갓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동료이자 공동운명체로 파악된다. 시인의 자연인식은 나무에서부터 감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시인은 유독 나무 앞에서 자꾸만 무릎을 꿇는다. 그가 나무에게 다가가 고개 숙이며 말 걸고, 한없이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이유는 거창하지 않다. 그저 나무는 시인보다 오래 살았고, 스스로의 욕망에 대해 거짓말하는 법 없고, 누군가에 대한 증오 따위를 가슴속에 앙금처럼 담아두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무는, '스스로 벌거벗기 위해 서 있는 것들, 오로지 뼈만 남은 몸 하나가 밑천'일 만큼 그토록 청렴하고 부지런한 것들이면서도 '두 손 치켜들고 아침을 맞으려면 아직도, 아직도 멀었다'고 말하는 겸손함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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