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도 정치사상이라는 것이 있을까?”라는 질문은 과연 옳은 질문일까? 아마 이런 질문 안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내포되어 있을 것 같다. “조선시대의 정치사상의 양상이 서양정치사상(Western Politics)이 보여주고 있는 그런 부분을 갖고 있을까?”라는 질문. 암묵적으로 ‘정치학’이라고 하면 서양정치학을 상정하고 우리가 지나쳐온 것들을 그 모양에 끼워 맞춘 것은 아닐까라는 고민이 든 것이 아닌가? 사실 전통적인 정치사상을 이야기하려고 해도 우리는 그럴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박홍규가 제시한 ‘충돌론’ 따르면 현실적으로 서양과의 ‘충돌’이 발생한 이래로 우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덕목으로 여겨지고 세계 속에서 ‘동아시아’라는 굴레 안에서 스스로의 존재감을 느끼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노력이 우리 스스로의 정체성을 지역적으로 획일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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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통을 신봉하는 순수주자주의자로서 정도전이 생각했던 혁명은 이와 같은 것이다. 회군 이후에 왜 왕조를 교체하지 않고 무장해제를 했느냐에 대한 것도 여기서 실마리가 풀린다고 생각한다. 회군 때부터 혁명을 생각했다면 절호의 기회가 아니냐는 물음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럴수록 떠오르는 것은 왜 안 했을까라는 점이다. 단순히 세력의 문제라고 보긴 어렵다. 이미 최고지도자를 무너뜨렸고 왕도 갈아치운 마당에 안 한 것은 그보다 더 두려운 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더 큰 존재 백성들의 원성을 두려워한 것이다. 아직 천명이 움직이지 않고 고려왕조와 최영에게 머물러 있었을 것이고 사실 상 무력반역을 한 이성계 일당이 두려움의 존재가 되었을 것이다. 천명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의 혁명은 위험부담이 컸기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따라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선택한 중흥의 전략은 전통적인 혁명의 ‘수동적 천명전환’이 아니라 ‘적극적 천명조작’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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