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구라(1/47)로닌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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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구라(1/47)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기무라 타쿠야(호리베 야스베역), 츠츠미 신이치(아사노 타쿠미노카미역)등 일본의 내노라 하는 배우들의 다수 출연에, 다소 흥미진진한 기분으로 감상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코믹한 장면들이 이어져서, 이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처음으로 의미가 와 닿은 장면은 호리베 야스베가 호리베 일가의 사위로 들어가는 장면이었다.
고집 센 떠돌이 검객으로써 호리베의 사위제안을 거부하던 하던 호리베 야스베가 호리베 장인의 형편없는 검솜씨지만 가문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 정신에 사위가 된 장면은 호리베 내면의 진정한 무사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이 후에 아사노가의 무사가 된 호리베 야스베는 주군인 아사노의 청렴 결백한 사상을 받들며 기품있는 무사로써의 모습으로 지내게 되었는데, 이 때 기억나는 장면이 키라의 다다미 사건 이었다.
키라는 원래 호리베를 일급 무사로 특별 대우하여 수하에 두려고 했던 인물이었다. 그런 키라와의 재차 만남에서 단호하게 아사노의 뇌물거부 뜻을 밝히는 호리베의 모습에서 일본이 아무리 집단주의적 성향에서 혼네(=본마음)의 뜻을 감추고 있어도 일본 사무라이들은 정말로 근면·충의와 같은 사상을 지키려하고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부당하게도 약 200점의 다다미 교체를 요구받은 아사노의 뒤에서 수하들의 논쟁도 인상적이었다. 키라에게 뇌물을 주는 한이 있더라도 주군을 지켜야 한다는 호리베 야스베와, 주군의 청렴하고 단호한 사상을 지켜야한다는 수하들 입장에서 ‘과연 나라면 어떤 선택이 맞다고 생각하였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주군을 위해 목숨을 바치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사무라이이기에 호리베 야스베의 논리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충·의·용·인·예·성과 같은 정신을 근간으로 삼았던 무사도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키라에게 뇌물을 주면서까지 주군을 지키는 건, 주군의 결정과 신념을 짓밟는 일이라는 생각도 되었다. 그러나 내가 그 상황이었다면 호리베 야스베의 처음 뜻과 같이 생각했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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