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아저씨>의 시들은 이전에 접했던 윤동주, 백석, 신경림처럼 확실히 나타나는 이념이나 시대적 배경이 없어서인지 시들을 전체적으로 분류하기는 어려웠다. 이념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문학으로서의 정현종의 시는 해석하기가 훨씬 막막하고 난해했다. 「내 사랑하는 인생」만 보더라도 이해하기 어렵고 복잡한 것들로 꽉 차 있다. ‘건강과 영광을 빈다’고 해놓고 죽음을 축하한다는 둥, 꿈 같은 좌절은 무엇이며 화려한 지옥은 무엇이란 말인가. 정현종 시인은 언뜻 보기에 말장난처럼 여겨질 어휘들을 많이 써놨다. ‘모든 것은 절대로 좋고, 절대로 나쁘다’와 같이 서로 상반된 의미의 언어들을 한데 모아서 썼고, 이목구비, 발바닥, 신문과 같은 전혀 연관성이 없는 시어들을 차례로 배열해 읽는 이로 하여금 곤란함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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