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는 그 누군가 가 짜놓은 계획대로 돌아간다는 생각이요. ‘심시티’라는 게임에서는 제 마음대로 저만의 도시를 만들 수 있어요. 그렇게 제가 만든 도시 안에서는 비록 컴퓨터 그래픽일 뿐이지 만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지요. 혹시 우리도 이런 게임 속의 사람들처럼 누군가의 설정 대로 움직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 세계와는 다른 차원에서 그 누군가가 우리를, 그 리고 이 세계를 지켜보면서 우리의 인생을 결정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끔 들곤 해요.”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어느 선생님과의 수업이었는지도, 무슨 과목의 수업이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대화의 상대가 선생님이었고, 내가 이런 말을 했었다는 것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내 나름대로는 진지하게 접근을 했었는데, 선생님으로부터 “너무 암울한 생각이다.” 라는 핀잔 아닌 핀잔을 들어 상당히 무안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이유 때문에 아직까지 내 기억 속에 이토록 뚜렷하게 남아있는 것인지도.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부끄러운 일이지만 나는 작년까지만 해도 이 이름을 알지 못했다. 공대생답지 않게 고등학교 때 언어 영역을 가장 잘했고 다른 아이들보다 비교적 글쓰기나 책읽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해오던 나였지만, 곰곰이 따져 보면 라틴 문학에 대해서는 하나도 아는 바가 없었다. 강의를 통해 보르헤스가 라틴 문학의 거장임은 알게 되었지만 정작 그 이유는 알지 못했다. ‘원형의 폐허들’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이 강의를 듣기 이전에는 보르헤스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었기에, 내가 보르헤스의 문학 세계를 처음 접한 것은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떼르띠우스’의 작품 속에서였다. 그러나 보르헤스와 라틴 문학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내가 그 작품을 읽는다고 해서 보르헤스의 진가를 찾기란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원형의 폐허들’을 읽어 가면서 나는 보르헤스 문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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