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탱 게르의 귀향’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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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탱 게르의 귀향은 책을 먼저 접하고, 영화를 보았다. 비슷한 플롯을 유지하되 약간의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지만 내용을 이해하는데 있어 모순이 생긴다거나, 어려움에 봉착하지는 않았다. 게다가 예전에 리차드 기어와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써머스비’라는 영화를 보았는데 바로 이 영화의 원작이 마르탱 게르의 귀향이었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내용을 읽으면서 프랑스의 16세기 농민들의 전반적인 삶의 모습과 바스크 지방을 비롯한 각 지방의 관습을 폭넓게 소개하고 있으며,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쉽게 묘사되어 있었다. 역사적 관점에서도 얘깃거리가 넘쳐나는 책과 영화이지만, 인물에 초점을 맞추어 얘기해보고자 한다.
등장인물 중 가장 흥미로웠던 사람은 바로 마르탱 게르의 아내인 베르트랑드였다. 당시 재판장이었으며 마르탱 게르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긴 코라스는 그녀를 어린 나이에 시집을 와서 성 불능의 남편과 불행하게 결혼생활을 보낸 후, 종적을 감춘 남편으로부터 짧지 않은 세월을 버려졌다가 남편을 사칭한 사기꾼에게 속아 정조를 잃은 가련한 여인에 불과하다고 여겼다. 코라스의 기록대로 베르트랑드는 단순히 사기꾼에게 속은 피해자일까? 사실 그녀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며,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한 정확한 답은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녀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좀 더 접근하기가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의 여성의 삶은 탄생 직후부터 남성과의 관계에 의해 결정이 되었다. 아버지와 남편이 법적으로 여성을 책임졌으며, 적의를 가진 외부 세계의 혹독한 현실로부터 지켜준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여성들은 이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순종해야 했다. 또한 남성만이 유기적 구조 및 공적 정체성과 결합되어 있는 세계였다. 그러나 경작지와 가정의 일상생활에서 여성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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