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라니. 마치 고양이가 턱을 약간 들고 팔짱을 낀 채, 호방하며 오만한 표정을 지으며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는 것 같은 모양새다. 역시나 이 책에는 이름도 없는 고양이 한 마리가 등장하는데, 이 고양이는 길에 버려져 병약한 선생 집에 얹혀사는 주제에 각종 책의 구절을 인용해가며 인간 세상만사에 대해 끊임없는 불평불만을 쏟아낸다. 사실, 그것은 불평불만이라기보다 인간이란 한심한 족속을 향해 내뱉는 고상한 존재의 한숨 섞인 한탄에 가깝다. 이 고양이에게 인간이란, 날로 먹어도 되는 것을 일부러 삶고 굽고, 발이 네 개가 있는데도 두 개밖에 사용하지 않는데다 자기들 마음대로 땅을 사고팔기까지 하는 사치스러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는 인간들은 오죽하겠는가. 고양이의 눈을 통한 주인 `구샤미` 선생과 그를 둘러싼 친구들 메이테이, 간게쓰의 모습은 아주 볼만하다. 그들은 각종 이론들로 설전을 벌이면서 무식한 속세인을 비웃는데, 정작 들추어보면 침을 흘리며 잠이나 자고, ‘개구리 눈알의 전동작용에 대한 자외선의 영향’ 이라는 박사논문을 준비하며 개구리 눈알 같은 유리알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루 종일 유리나 가는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가롭게 여기저기를 거니는 고양이 한 마리가 느끼는 무력하고 무능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의 여유로움. 이들은 자기 이익과 손해를 따지는 데 관심이 없다. 때문에 스스로를 꾸며내는 일에 자신을 가두고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다른 인간들과는 매우 다르다. 이들은 무력하고 무능하지만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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