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개의 우주선이 그려진 그림을 보여주고 “가장 앞에 놓인 것이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동양인과 서양인에게 던진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는 가장 큰 우주선을 선택했다. 동양인과 서양인 대부분 나와 같은 답을 할 거라는 예상을 했지만, 이 단순한 질문 앞에서 동양인과 서양인의 관점이 확연히 구분되었다. 동양인들 대부분은 가장 큰 우주선을, 서양인들 대부분은 가장 작은 우주선을 선택했다. ‘왜 그런 것일까?’라는 의문을 가졌고 곧 그 해답을 알 수 있었다. 서양에서는 예로부터 본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였다. 데카르트가 인간의 시각적 능력이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은총이라고 여긴 것을 봐도 쉽게 짐작된다. 그래서 투시법은 인간이 본 것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 고안되었는데, 투시법 도구를 통해 보면 이 세상 공간은 작도화 되고 이렇게 작도화됨으로서 객관적인 공간이 된다. 투시법을 통한 관찰에서 관찰은 관찰자가 중심이 되고 모든 사물은 관찰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영어의 ‘OBJECT’는 관찰의 대상이란 뜻이면서 동시에 모든 사물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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