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틸 라이프 감상문
- 최초 등록일
- 2010.03.27
- 최종 저작일
- 20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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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스틸 라이프>(三峽好人: Still Life, 2006) 비평문
목차
1. 뿌리 뽑힌 사람들
2. 물을 들이켜 슬픔을 삼키다
3. 폐허에서 나눠먹는 흰 토끼 사탕
4. 그래도 계속될, 위태로운 외줄타기
본문내용
첫 장면에서, 카메라는 마치 강물처럼 횡으로 유유히 흐르며 배에 탄 사람들을 앵글에 담는다. 하나같이 주름지고 그을린 육체들은 그들의 너절한 삶을 몸으로써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카메라가 멈추는 곳에, 16년 동안 연락이 끊긴 아내를 찾아 산샤로 흘러들어온 산밍이 앉아 있다. 그가 내내 웅크린 채로 단단히 여미고 있었을 외투를 벗어들며, 덥고 습한 산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산밍이 아내를 찾아온 곳, 산샤는 양쯔강 중상류의 세 협곡을 통칭하는 지명이다. 이곳은 인민폐 10위안 뒷면에도 그려져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그러나 정작 영화 속의 산샤는 끊임없이 과거가 허물어지고 수장되는 곳이다. 산밍이 찾은 아내의 주소는 이미 홍수로 수몰되었고 그 자리에 남은 것은 물 위로 솟아난 수초더미들 뿐이다. 당 지도부의 오랜 숙원사업이던 산샤댐 건설이 진행되면서, “2천년된 도시(펑지에)가 단 2년 만에 헐렸”다는 당국자의 말처럼, 과거의 산샤는 빠르게 허물어지는 중이다. 장이모우 감독이 지아장커를 두고, “그가 훌륭한 이유는 오직 그만이 중국을 아름답지 않게 찍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시피, 영화는 한 치도 미화하지 않고 헐벗은 중국의
4. 그래도 계속될, 위태로운 외줄타기
‘중국에서는 담배와 술, 차, 사탕만 있으면 가정이 행복하다고 한다. 사람에게 행복감을 주는 중요한 이 네 가지 물질은 영화 속에서 산밍과 셴홍의 손에 항상 들려 있다.’ 그들은 아무리 일상이 고단해도 담배와 술, 차와 사탕을 나누며 타인에게 말을 걸고 삶을 끌어안는다.
영화는 역사가 외면했던 삶의 세부를 조명한다. 그곳에는 거주민 113만 명이 고향을 등지고 유랑하게 된 중국의 현실이 있다. 그러나 그 시선이 횡적이기에, 인텔리의 시선이 가진 폭력성을 걷어냈기에 사람들은 결코 패배주의로 채색되지 않는다. 살아간다는 것은 철거중인 건물에서 외줄을 타는 것만큼이나 위태롭다. 그러나 발을 멈추거나 뒤로 돌 수는 없다. 죽음을 감수하고서라도 더 나은 급여를 받기 위해 짐을 꾸리듯이, 그래도 여전히(still), 사람들은 살아간다(life). 그 조용하고 묵묵한(still) 삶은 어떠한 희망도 덧칠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현실에 건네는 위안이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