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미소 번역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 최초 등록일
- 2009.11.28
- 최종 저작일
- 2009.11
- 8페이지/ 한컴오피스
- 가격 1,500원
소개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신들의 미소(神神の微笑)` 직접 번역하였습니다.
목차
없음
본문내용
어느 봄 저녁, Padre Organtino는 홀로, 긴 법의 옷자락을 끌면서, 남만사(기독교 사원)의 정원을 걷고 있었다.
정원에는 소나무와 노송나무 사이에, 장미, 올리브, 월계수라든지, 서양의 식물이 심어져 있었다. 특히, 피기 시작한 장미꽃은, 나무들을 희미하게 하는 저녁 어스름 속에서, 엷은 달콤한 향기를 감돌게 했다. 그것은 이 정원의 정적에, 웬일인지 일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불가사의한 매력을 더하는 것 같았다.
오르간티노는 쓸쓸한 듯이, 붉은 모래로 된 좁은 길을 걸으면서, 멍하게 기억에 잠겨있다. 로마의 대본산, 리스본의 항구, 라베이카(현악기)의 소리, 아몬드의 맛, ‘주, 내 영혼의 거울’의 노래――이러한 회상은 어느 샌가, 이 붉은 머리의 사제자의 마음에, 회향의 슬픔을 옮겨 온다. 그는 그 슬픔을 떨치기 위해, 가만히 주님의 이름을 읊조렸다. 하지만 슬픔은, 사라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보다 한층 그의 가슴에, 짓누르는 듯 한 공기를 넓혀 갔다.
‘이 나라의 풍경은 아름답다――.’
오르간티노는 반성했다.
‘이 나라의 풍경은 아름답다. 기후도 대체로 온화하다. 토착민은, ――저 작은 황인종보다는, 그래도 흑인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도 대체적인 기질은, 친해지기 쉬운 부분이 있다. 뿐만 아니라 요즘에는 신자도, 몇 만인지 헤아릴 정도가 되었다. 현재 이 수도의 한가운데에도, 이러한 사원이 높이 솟아있다. 그러고 보면 여기에 살고 있는 것은 설령 유쾌하지 않다고 해도, 불쾌할 리는 없지 않는가? 그렇지만, 자신은 어떤가하면, 우울의 밑바닥으로 가라앉는 일이 있다. 리스본의 거리로 돌아가고 싶다,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것은 회향의 슬픔뿐인 것일까? 아니, 자신은 리스본이 아니더라도 이 나라를 떠날 수만 있다면, 어떤 땅이라도 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중국이라도, 샴이라도, 인도라도――즉 회향의 슬픔은, 자신의 우울의 전부는 아니다. 자신은 단지 이 나라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참고 자료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