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황과 이이의 근본적인 차이는 리의 운동성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황은 리의 운동성을 인정한다. 리가 자신의 운동성을 통해 기를 생성한 것으로 본다. 인간에게 있어서, 기는 육체와 정신의 물질적 구성요소가 되고 리는 정신에 내재되어 인간의 본성을 이룬다. 그리고 인간의 본성 즉 기질지성을 구성하는 리와 기는 외물의 자극에 각각 능동적으로 반응하여 사단과 칠정의 두 가지 범주의 정을 일으킨다. 이황은 이기호발은 주장했다. 바로 리와 기는 함께 발한다는 것이다. 두 가지가 다 발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기 이원론이다.
이이는 리의 운동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리가 기를 생성한 것이 아니라, 그 둘은 동시에 존재한다고 본다. 또한 현상적 차원에서 리와 기는 항상 결합되어 있으나 리는 운동성이 없고 오직 기만 운동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인간의 정신 역시 이러한 리와 기로 구성되었으며, 외물의 자극에 대해 오직 기만이 능동적으로 반응하여 한 가지 범주의 감정들을 일으킨다. 이통기국이란 리는 통하고 기는 국한된다는 의미이다. 리와 기는 하나라는 의미이며 따라서 이이의 학설은 이기 일원론이다.
종합하여 정리하면 이황이든 이이든 리와 기는 서로 떨어지지도 않고 서로 섞이지도 않는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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