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라쇼몽의 단편조설 덤불속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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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라쇼몽의 단편소설 덤불속 서평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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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작품에는 중‧장편이 없다. 짧은 호흡으로 써내려간 단편이 그의 작가로서의 자취를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작가생활이 20~30대 뿐이라는 점과 장편하나 없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의 자취는 생각보다 뚜렷하다. 짧은 단편에 담겨있는 각각의 인물과 상황설정이 현실과 밀착되어 나타나면서 그의 소설은 자취를 점점 더 선명하게 하고 있다. 그가 종종 이상이나 루쉰과 비교되고 서구 근대 모더니즘의 정수인 리얼리즘으로 구분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는 철저히 현실에 기대 작품을 쓴다.
리얼리즘은 허구적 구성물인 소설조차 세계의 진실을 재현하는 것을 핵심적인 특징으로 한다. 그래서 가령 소설의 등장인물들을 각자가 볼 수 있는 것과 볼 수 없는 것, 다시 말해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구분해야 하며 그에 따라 알 수 있는 것 안에서만 행동해야 했다. 하지만 리얼리즘을 단지 사실의 재현으로만 제한해서 해석하려는 시도는 본질을 폄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렘브란트의 자화상에서 표현되는 리얼리즘은 사실의 재현이지만, 또한 그 사실의 재현을 통해서 심연에 있는 슬픔, 경건함, 삶의 누추함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흔히 미학이 말하는 리얼리즘의 숭고함이 바로 이것이다. 리얼리즘을 평가할 때 현실의 재현을 통해 사방으로 뻗어가는 숭고함을 포착하지 않고서는 리얼리즘을 말할 수 없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덤불 속』에서 살인사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물들 간의 진술은 평범한 사실들을 열거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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