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숙향전>의 여성 주인공 숙향의 인물을 분석하고 그 성격을 추출하는 것이 목표이다. 17세기에 창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숙향전>은 비교적 이른 시기의 작품이며 동시에 많은 독자층을 확보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주지하듯 <숙향전>은 어린 여성 주인공이 전쟁 중에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후 고된 세상에서 고아로 살아남는 과정을 그리는데, 현실적으로는 고난과 위험의 연속이겠으나, 이 작품에서는 천상계의 세밀한 개입으로 인해 그 어려움이 환상적으로 채색되고 있다. 여성 주인공 숙향의 고난들을 순차적으로 그려가는 이 작품은 분명 여성 주인공 중심의 작품인데, 연구사는 여성 주인공보다는 세계관이나 서사구조 혹은 환상성 등에 집중되어 있다. 본고는 숙향을 기아나 전쟁고아 등 인물이 처한 상황이 아니라 그 여성 인물의 서사적 대응 방식을 분석함으로써 숙향의 인물 성격 혹은 전형화 가능성을 살피고자 하였다.
천상계의 기획과 명령에 따라 그대로 움직이는 숙향은 매우 수동적인 인물처럼 보이며 그 수동성은 그 인물이 지닌 한계처럼 읽힐 수도 있다. 그런데 분석 결과, 전쟁 통에 버려진 숙향이 세상에서 살아남은 방식은 바로 그 인물이 보여주는 철저한 수동성과 동시에 생존에 대한 열망에서 비롯함을 알 수 있었다. 철저한 무능력과 수동성은 주변 인물의 개입과 원조를 불러들이게 되며, 삶에 대한 열망은 십대 여성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성적 수치심조차도 극복하며 목숨을 유지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숙향의 이런 대응 방식은 바로 청순가련형 여성 인물을 떠올리게 한다. 이전 시대의 소설 작품과 비교해 봤을 때 숙향 같은 여성 주인공의 등장은 무엇보다도 그녀가 보여주는 수동성 때문에 새롭게 보이며, 숙향의 성별로 인해 버림받은 꼬마 여자 아이의 서사에서 젊은 여자의 서사로 연결 가능하다. 버려진 여자 아이는 자기 스스로 비참한 삶의 현실에서 스스로를 빼낼 힘이 충분하지 않다. 그러하기에 그녀의 서사는 십대로 성장해서도 여전히 비참한 현실의 연장인 것이다. 그녀의 고난은 그녀가 잘못한 결과는 아닌 것이기에 독자들의 동정을 사기에 충분하다.
젊고 순수한 여성 주인공이 자신의 잘못과는 상관없이 고난을 연속적으로 겪어야 하는데 여기에 능력 있는 남성인물이 등장해서 그 여성을 보호하고 끝까지 책임을 지며 행복에 이르는 서사가 <숙향전>이다. <숙향전>의 숙향은 15, 16세기의 소설 여성 주인공들과는 달리 청순가련형 여성 주인공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영어초록
Sookhyangjeon(淑香傳), the putative 17th century novel, is relatively early work which had a good number of readers. It is obviously a female character-oriented work, as it describes the heroine Sookhyang's hardships in serial order. However, past research has more focused on the world view, structure, or the fantastics of the narrative, rather than the character itself. This paper investigates Sookhyang's characteristics and the character's possibility of typification, by focusing on her mode of corresponding with the event in the narrative, not simply focusing on her circumstances such as a war orphan, abandoned.
At first sight, Sookhyang, who conducts herself according to orders of the celestial world, looks like a passive character. Although this passivity can be read as the character's limits, her survival of the war and abandoning was due to the very feature, passivity, and the desire for existence also. Sookhyang's corresponding mode reminds us the "innocent and pitiful(淸純可憐)" typed heroine. An abandoned girl do not have enough strength to get out of the desperate circumstance by herself. Thus, narrative of her life continues to the hopeless reality in spite of her growth.
However, as Sookhyang's hardships are not the result of her false, it is enough to draw the reader's sympathy. Sookhyangjeon is a narrative that a young and innocent female is destined to go through various sufferings, and gets to the happy ending with the appearance of powerful male character, who takes responsibility of relationships with her to the end of the story. Sookhyang is worthy of notice since she is an innocent and pitiful heroine, different from other female characters in the 15, 16th century 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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