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강(江)’이라고 하는 동일한 시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신동엽의 금강, 신경림의 남한강, 김용택의 섬진강을 대상으로 한국 리얼리즘시에 나타난 공간의 역사성과 시적 주체의 민중성을 살피는 데 있다. 신동엽의 금강은 텍스트 층위에서 좁은 한반도에서 탈출하려는 민중의 집단적인 지정학적 욕망을 주체적으로 표출하지 못한 우리의 식민지적 주변성을 담고 있다. 담론의 층위에서 경작인의 저항담론은 정신적 성취와 집단적 일치라는 두 가지 염원의 붕괴라는 관점에서 기술될 수 있다. 이 두 가지 초월적 욕망은 제국주의와 신식민주의 담론과의 대결 현장에서 경작인이 되풀이 했던 ‘생존’이나 ‘지킴’과 같은 수세적 담론에 불과하다. 그러므로금강의 역사성은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저항의 끊임없는 서사가 아니라 고착과 탈주의 서사 간의 욕망의 대화로 생각할 단계에 있다.신경림의 남한강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뒤틀린 순환적 삶의 공간속 민중들의 심각한 정체성의 위기와 대체 이데올로기의 실패를 텍스트로 하고 있다. 이처럼 장터를 순회하는 장돌뱅이의 담론은 그가 속한 비정주지역의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다. 그것은 장터라는 근대의 말단에서 생성된 어떤 세속적 은혜의 꿈을 만족시키는 계약과 같은 것이다. 이때 역사적 층위에서 민중의 탈구축적인 삶의 모습은 장돌뱅이의 확정된 여정을 해체하고 유목인(遊牧人)의 불확정적 기원으로 거슬러 간다. 자본이라는 근대 토템신앙의 괴물이 휘두르는 권력을 뒤엎고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기 위해 정처없는 이동을 감행하는 것이다.김용택의 섬진강은 도시와 농촌의 이분법적 가치분리와 농촌출신 도시인의 자아 분열상을 통해 ‘촌’이라는 또 다른 도시공간에 갇힌 주체의 도시지향적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담론 층위에서 생산력을 상실한 재현불가능한 아버지의 권위를 저항담론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섬진강’의 탈중심적 흐름은 복원행위로서 마술적환상적비현실적 방법을 필연적으로 요구하고 있다.이처럼 한국 리얼리즘시에 나타난 강(江)의 이미지는 두 가지 환상의 붕괴를 함축하고 있다. 하나는 영웅적 승리의 추구이며, 다른 하나는 집단적 정체성의 추구이다. 각 텍스트가 담고 있는 역사적 단계마다 강은 정치적 무의식을 통해 그 밑바닥에 잠재되어 있는 민중의 소박한 정서를 뒤집어 보이고 있다. 그것은 ‘연민’과 ‘흥’과 ‘정’이라고 하는 민중의 정서적 통시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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