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기관 : 한국시학회
· 수록지 정보 : 한국시학연구 / 25호 / 109 ~ 138페이지
· 저자명 : 고봉준, 이선이
1930년대 문학에서 ‘도시’가 갖는 위상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이 시기 일본은 조선에서의 도시정비 사업을 본격화 했고, 문명의 발달에 따른 공간 변화는 감성의 변화를 수반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도시’를 식민지 자본주의로 이해할 것인가, 모더니티의 보편적 공간으로 이해할 것인가는 여전히 1930년대 문학의 특이성을 해명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그렇지만 1930년대 문학에서 ‘도시’가 강조되는 이유는 이 시기가 모더니즘의 영향권 안에 포함되어 있다는 판단에 힘입은 바가 크다. 그렇지만 중일전쟁을 기점으로 30년대 후반의 시에서 ‘도시’의 중요성은 이전 시기에 비해 급감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문학에서는 모더니즘이 부정의 대상이 되고, 사상 및 철학에서는 서구적 근대성이 비판과 극복의 대상으로 설정되는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특히 30년대 후반 『문장』의 창간을 전후해서 등단한 젊은 시인들의 경우에는 도시성보다 전통주의에 경사되는 일치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본 논문은 30년대 후반에 활동했고, 비약하나마 ‘도시’를 시적 대상으로 삼았던 오장환, 김광균, 박팔양을 중심으로 30년대 후반 시의 도시표상을 살펴보았다.
오장환의 시에서 ‘항구’와 ‘도시’는 근대성의 부정적 공간으로 형상화된다. 비애와 우울, 피로한 여정과 상실감으로 점철된 초기 시에서 ‘항구’는 전통적인 세계와 대비되면서 짙은 페이소스의 기원으로 설정된다. 오장환에게 ‘항구’는 상실과 방황을 상징하는 인간 존재의 운명이자 식민지 현실의 상징적 공간으로 표상된다. 또한 오장환의 시에서 ‘도시’는 식민지적인 삶의 비극성을 함축하고 있는 축도로서 기능한다. 오장환의 시에서 ‘도시’가 타락과 부패라는 부정성의 공간으로 인식된다는 것, 그것은 근대에 대한 시인의 태도는 물론 ‘도시’라는 근대 자본주의의 상징을 바라보는 시인의 세계관을 증명한다. 1930년대 김광균의 시에서 ‘도시’는 문명의 공간이지만, 고독과 향수, 우울과 비애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의 시에서 도시가 이렇게 표상되는 까닭은 도시 자체의 속성이라기보다는 도시와 전근대의 농경사회, 현재와 유년이라는 두 세계의 충돌과 갈등에서 발생하는 측면이 강하고, 시인은 도시에서의 방향상실을 언어화하기 위해 전통적인 언어대신 현대적인 언어에 가까운 시어들을 사용한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특징은 도시 자체의 풍경이라기보다는 한층 내면화된 정신의 투영이다. 박팔양에게 ‘도시’는 양면성의 공간이다. 시인에게 도시는 ‘문명’과 ‘우울’의 공간이다. 박팔양의 시에서 ‘도시’의 정서는 낮의 화려함과 밝음이 아니라 ‘황혼’과 ‘저녁’의 우울, 비애, 적막, 슬픔 등으로 지각된다. 이를 위해서 그는 ‘도시’를 ‘거리’로 표상한다. 근대도시에서 ‘거리’는 불특정 대중들의 공간이다. 따라서 비단 백화점만이 아니라 도시의 대로를 따라 형성되는 빛의 거리, 즉 백화점과 다방, 산책로와 마천루 등이 도시체험의 중요한 공간적 대상이 된다. 박팔양은 이 거리 위에서 희미하나마 베일에 싸인 군중의 모습을 발견하지만, 그것은 계급적인 관심보다는 풍경, 점묘의 수준에 그치고 있다.
During the 1930s, literature could not be separated from 'city' for its understanding. The issue remains controversial whether to interpret the 'urban context' as colonial capitalism or a general sphere of modernity. During the time, Japan vigorously implemented urban renewal projects in Chosun, and the spatial transformation with advancement brought about changes in people's sensibilities. This research examines how poem written during the 1930s represented 'city' in a literary context, centered on poem of Oh Jang-hwan, Kim Gwang-gyun and Park Pal-yang.
In Oh Jang-hwan's poem, a 'harbor' and a 'city' is featured as negative space of modernity. His early-period poem brim over with grief, gloom, tiring journey and sense of loss. Here a 'harbor' is contrasted to the conventional world view, and exudes thick pathos. To the poet, a 'harbor' implies a fate of human beings for loss and wandering, as well as symbolic space for the reality of colonization. In Oh Jang-hwan's poem, a 'city' works as miniature world that contains tragedy of colonial living. That a 'city' is perceived as negative space of degradation and decay manifests the poet's world view toward modernism and city as a symbol of modern capitalism.
In Kim Gwang-gyun's poem during the 1930s, a 'city' is a realm of civilization, and also a venue of solitude, nostalgia, gloom and grief. The negative representation mostly comes from tension and conflict between lost childhood and the present, between a city and old-fashioned agricultural villages, rather than from innate attributes of a city. Presumably the poet used modern vocabulary over traditional one to verbalize sense of aimlessness in a city. The consequent description is not so much about an urban landscape as a projection of internalized perception.
To Park Pal-yang, a 'city' is a place of dual nature: civilization and grief. In his poem, instead of brilliance and brightness of daytime, a 'city' is perceived as a place of gloom, grief, desolateness and sorrow at time of 'twilight' and 'night.' The poet portraits a 'city' through scene on 'streets,' a place for anonymous mass public in a modern city. In addition to department stores, illumination lined along the street, coffee houses, promenade and skyscrapers become important venue of urban experience. Park Pal-yang manages to detect presence of veiled mass public passing on the street, but the observation stays on the level of landscape and pointillistic description, rather than a matter of social classes.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