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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양 문화와 문학의 흐름
1.1. 헬레니즘과 그리스 문학의 태동
그리스 문학은 서양 문화와 문학의 원천이 되는 헬레니즘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헬레니즘은 그리스 문화와 로마 문화가 융합된 시기로, 이때 신화와 철학을 비롯한 다양한 장르의 문학이 꽃을 피웠다.
그리스 문학의 시작은 기원전 8세기 무렵 쓰여진 헤시오도스의 「신통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통기」는 천지창조부터 신들의 탄생, 인간의 출현에 이르는 과정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작품으로, 지식과 교훈을 전달한다는 점에서 교훈시로 분류되기도 하며, 그리스의 철학적 사색의 선구로 평가받기도 한다. 한편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는 그리스 신화의 집대성이라 할 수 있는데, 천지창조에서부터 트로이전쟁, 로마제국의 건국신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화적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그리스 서사시의 정점을 이루는 것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이다. 「일리아스」가 용감한 전쟁 영웅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준다면, 「오디세이아」는 다양하고 풍부한 모험담을 통해 지혜로운 인간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 두 작품은 그리스의 국민 서사시이자 서양 문학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그리스 문학을 대표하는 장르 중 하나인 비극은 아이스킬로스, 소포클레스, 에우리피데스 등 세 명의 대작가에 의해 발전하였다.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 소포클레스의 「오이디푸스」, 에우리피데스의 「메데이아」 등은 그리스 비극의 정점을 이루는 작품들이다. 이들은 신과 인간의 갈등이나 신들의 권위에 대한 의문 등을 다루며 근대적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한편 희극에서는 아리스토파네스가 두각을 나타냈는데, 그의 작품들은 모두 강한 풍자를 동반하고 있다. 그리스 시대에는 이미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 문예비평이 태동하였는데,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은 문예비평에 관한 최초의 저술로 여겨진다.
이처럼 그리스 문학은 신화와 철학, 극문학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서양 문학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신화와 서사시, 비극과 희극, 그리고 문예 비평에 이르는 그리스 문학의 전통은 이후 로마 문학으로 이어지며 발전하게 된다.
1.2. 헤브라이즘과 중세 문학
기독교가 만들어 보인 세상에서는 신만이 절대적 지위를 갖고 있었으며, 영혼의 권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 그들의 삶 자체가 종교였으며, 현세에 비관적이고 내세를 중요시했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기보다는 직관적이고 신비적이었다. 신이나 초월적 세계를 더 중시하는 풍토인 헤브라이즘은 중세뿐 아니라 이후 역사 속에서도 다양한 모습으로 재현되었고, 이때 문학과 예술은 낭만주의적 또는 상징주의적 경향을 보여준다.
기독교 문학과 또 다른 신화들을 살펴보면, 예수가 등장하기 이전의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와 예언을 담은 '구약'과 예수와 그 사도들의 활동과 교훈을 다루고 있는 '신약'이 있다. 서양 문화와 예술 속 등장하는 많은 인물과 사건은 이 성서에 기반을 둔 것이며 동시에 경전으로뿐만 아니라 문학적인 면에서도 손색이 없는 명작들로 가득하다. 이중 아우구스티누스가 라틴어로 쓴 '고백록'은 자신의 젊은 날의 방황과 이후 신 앞에서의 참회, 신에 대한 찬미를 보여주고 있어 중세 라틴문학의 정수이자 자서전 문학의 효시는 물론 최초의 자기 분석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중세가 옛 로마 땅에 게르만족 등 이민족이 침입하면서 형성된 만큼 이민족들의 옛 종교였던 신화들도 그들의 신화 목록에 첨가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게르만족의 북유럽신화이다. 영웅 서사시와 기사문학은 중세 초기 이민족이 유럽에 자리 잡으면서 벌어지는 전쟁과 영웅담으로 각 민족이 갖고 있는 전설과도 깊게 연관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베오울프', '니벨룽겐의 노래' 등이 있으며, 프랑스의 '롤랑의 노래'는 무훈시의 전형이 되어 중세 문학에 큰 흐름을 형성하게 된다. 중세 중·후반 기사문학의 번성은 기사계급의 확대·정착과도 관련이 있는데, 이들은 '기사도'라는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나갔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아서왕 이야기'와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들 수 있다.
중세 중·후반에는 시장이 발달하며 시민계급이 등장했고, 이들은 평민의 삶을 주제로 현실과 사회에 대한 풍자를 즐겼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여우 이야기'와 '파블리오'가 있다. 1300년대에는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와 단테의 '신곡'이 등장했다. '캔터베리 이야기'는 시와 산문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당시 사회상과 인간의 자연스러운 정서를 현실적으로 표현해내고 있어 근대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한편 '신곡'은 자신이 직접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자신의 영원한 여인 베아트리체의 인도를 받아 천국을 순례한 후 삼위일체 하느님을 경배한다는 몽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단테는 작품 전반에 하느님의 섭리와 구원을 강조하고 있으며, 살아있는 문체와 개인의 이야기를 전개했다는 점에서 근대적 도전이라 평가받는다.
1.3. 인문주의와 르네상스 문학
인문주의와 르네상스 문학은 십자군 전쟁과 교황권의 약화, 도시의 발달 등 중세 사회의 변화 속에서 등장했다. 중세를 지배했던 신에 대한 강한 신뢰가 사라지고 중세를 지탱하던 문화의 중심이 비어가면서, 왕과 새로운 도시 세력들은 교황으로부터 자유롭기를 원하고 신보다 자신을 중심에 세우고자 했다. 이런 가운데 인간의 가치와 창조성을 존중하는 인문주의 사상이 대두되었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르네상스 문학은 그리스·로마의 고전을 바탕으로 "보다 인간답게 만드는 일"을 추구했다. 페트라르카는 고대 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라틴어로 여러 저작을 남겼으며, 자신의 첫눈에 반한 여성 라우라를 향한 짝사랑의 시편집 '칸초니에레'를 통해 중세의 금욕주의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보카치오 또한 '데카메론'이라는 산문을 통해 근대소설의 토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