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재 하와이대 사회학과 교수인 구해근씨가 영어로 쓴 것을 우리말로 번역한 책인데, 1960년대 ~ 1990년대까지 한국 노동계급의 발생, 변화, 발전 과정을 탐구한 역작이다. 세계 노동사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 노동운동에 대한 연구서가 거의 없었던 것을 고려할 때 이 책의 출간은 대단히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
제1장 서론 :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
한국의 노동자들은 다른 동아시아 국가의 노동자들에 비해서 착취적인 산업체제에 대해 좀 더 완강하게 저항했다. 또한 정부의 통제를 받는 공식적인 노조에 반대하여 자주적인 노조를 결성하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활동하였다. 한국 노동계급 형성의 특징은 초기 유럽의 산업 국가들과 비교하면 더욱 분명하게 나타난다. 한국은 문화와 정치가 밀접하게 상호작용하여 급속하게 노동계급이 형성되었다. 한국의 정치적∙이데올로기적∙담론적 환경은 문화적인 요소들보다 노동계급 형성에 더욱 비우호적이었다. 한국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산업경험을 인식하는 데 영향을 끼친 지배적인 언어는 민족주의∙가족주의∙화합∙국가안보 등 국가에 의해서 제공된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 노동계급 형성 연구를 통해서 우리는 어떻게 공장 노동자들이 공순이∙공돌이처럼 노동자를 경멸하는 문화적인 이미지와 국가가 강제한 산업전사라는 정체성을 극복하고 노동자로서 정체성을 발전시킬 수 있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제2장 산업화와 노동자의 출현
초기 노동의 운동은 일제 식민지시대 후반의 급속한 산업화와 같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당시 조선의 노동운동은 일제 말기 공산주의운동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거의 지하운동으로 남았다. 광복 이후에도 공산주의 노조지도자들이 좌익집단과 우익집단 사이에서 벌어진 유혈충돌로 인하여 조직이 말살되었다. 또한 잠시 있었던 노동운동은 박정희의 군사쿠데타로 인하여 막을 내렸다. 급격한 산업화로 인하여 노동력의 프롤레타리아트화가 이루어 졌으며, 여성의 경우가 남성보다 심각하였다. 한국의 산업화는 몇 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산업화 속도의 신속함이다. 두 번째는 한국의 산업화가 농업부문을 희생시키고 도시중심으로 발달했다. 세 번째는 도시지역 내에서도 대단히 집중되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공간적∙조직적 조건들에 의해 한국 산업노동자들이 계급정체성과 연대의식은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
노동이라는 말은 그 단어 자체에 담겨져 있는 고귀한 가치만큼이나 우리 사회에서 천시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분단국가라는 역사의 뒤틀림 속에서, 노동은 ‘좌익’을 의미했고 노동운동은 바로 ‘빨갱이’들의 사회전복운동을 다른 말로 표현한 것에 다름 아니었다. 정치적, 경제적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으로, 노동은 언제나 우리 사회의 가장자리에 위치해 왔던 것이다. 엄연히 존재하는, 실재로서의 노동계급은 마치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아니 존재해서는 안 되는 사회의 위험인자로 간주되어졌고, 노동자들은 그들의 정당한 이름 대신 ‘산업전사’, ‘나라의 일꾼’이라는, 정치인들이 작명한 새로운 이름으로 불렸다. 노동 강압적인 산업화의 역사와 이에 대한 대다수 지식인들의 침묵과 방종이 어우러지면서 우리나라의 노동계급에 대한 학문적 성과는 매우 미미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학자들과 현장 활동가들의 저술이 우리나라 노동계급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역시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빨랐던 한국 노동계급의 형성과 성장을 이야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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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원론]한국 노동계급의 형성 - 독후감](https://image4.happycampus.com/Production/thumb212/2004/05/05/data2851429-000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