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은 상상력이 나래를 편 해다.” 엔첸스베르거의 시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 책은 시작한다. ‘상상력’이라는 단어는 내가 서평을 위해 이 책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하다. ‘혁명’과 같이 급진적인 느낌의 단어와 ‘상상력’이라는 단어의 조합은 왜인지 별로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서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나면 1968년 혁명의 가장 바탕이 되는 것은 그 참여자들의 상상력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혁명에 참여하는 대학생들, 노동자들, 그리고 지식인들은 권위가 파괴되고 평등이 지배하는 세계를 상상하고 있었고 혁명을 통해 그 상상을 실현하고자 했다. 레지스 드브레는 ‘아직 어디에도 없었지만 약속된’ 세계를 꿈꾸었고, 혁명가들은 역사가 창출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인식은 그들의 적극적인 저항과도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
대부분 1968년 한 해 동안 일어난 이 일들은 한 국가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현상이었고 여러 나라들은 상호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어느 나라든 그들만의 복합적인 배경이 있었지만 68혁명의 직접적인 촉발 계기가 된 것은 베트남전 반대 운동이었다.
68혁명은 나에게 있어 굉장히 생소했다. 중고등학교시절 68혁명에 대해 공부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시험범위' 외의 것은 필요하지 않다고 느꼈다. 나만 그렇게 느낀것은 아닐것이다. 범위에 속하지 않은 지식을 머리에 채워넣는것이 익숙하지 않다. 무엇이 그것들을 '불필요하다'고 치부하게 만들었을까. 이책은 그것을 깨닫게 만든다.
체제가 가진 권위, 권위에 저항하려는 마음이 68혁명의 출발점이다. 우리는 학벌주의 사회에 순응한 나머지, 68혁명을 배우지 못했다. 하지만 배우지 못했다고 아주 모르란 법은 없다. 우리는 모두 68정신을 지니고 있다. 깨닫기 못한 채로 주저앉아 있을 뿐. 문득 마음속에 촛불하나가 켜지면, 그것이 다 녹아내리기도 전에 무수한 촛불로 번진다.
68혁명은 서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베트남에서 전지구적으로 번져나간것이다. 베트콩이 미군을 공격한다. 이 공격은 전쟁의 비극성을 세상에 알리는 68혁명의 도화선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