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권력이란 무엇인가』는 분야와 사상가에 따라 서로 다르게 읽히고 있는 권력 이론을 하나로 그러모아 정식화한 책이다. 특히 권력에 대해 억압과 금지와 같이 부정적인 것으로만 바라보는 고정관념을 비판하며, 권력은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러기 위해 권력과 폭력...
이 책은 「피로사회」로 현대의 성과사회를 분석한 한병철씨의 새로운 저작이다. 그의 책은 현재 진중문고로 들어올 정도로 인기가 있는 책이다. 작가가 사회를 명쾌하게 분석한 것과 더불어 쉽게(익숙하게) 쓰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가 한국인이기 때문이 인기가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권력이라고 생각하면 굉장히 억압적이고 강제적인 성격을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느끼고 겪고 행한 행동이 권력이라고 인식하고 경험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적인 왕권을 지닌 황제나 강력한 힘을 가진 종족의 지도자 같은 경우가 강한 권력을 가진 인물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런 통념을 가지고 이 책을 접하게 되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권력에 대한 인식에서는 약간 벗어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책은 그간의 철학자들이 제시했던 권력에 대한 이론과 담론을 담아내고 있으며 권력의 생성과 소멸, 정체성, 윤리의 범위까지 나아가고 있다.
권력은 타인에 대한 자아의 연속이라는 것이라는 게 논지의 시작이 된다. 문제는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이다. 저자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은 권력이 억압의 특성이 더해질수록, 타인의 자유가 제한될수록 그것은 권력의 속성을 잃는다. 진정한 권력 아래에 있는 사람은 오히려 더 자유로우며 행동에 제약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자아와 타자 사이에 매개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상의 이익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는데, 타인이 매개를 얻음으로써 그것이 이익이 된다면 그 권력에 따르게 된다. 이것이 작가가 말하는 권력이다.
법과 규정, 제도에 의해 규정된 것은 권력보다는 폭력의 형식을 띈다. 법을 지키는 것이 벌을 면하려는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집단적으로 건전한 법의식의 확산과 정의로운 사회에 대한 구현에 공감하는 것이다. 이렇게 설정된 매개에 타자가 반응하지 않게 되면 그것은 강압적인 성격을 띨 수밖에 없다. 누군가의 선의에 의해 설정된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폭력에 노출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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